1
나의 인생은 그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의 연소
때문에 모방과 추종을 떠나 내 나름의 삶을 이루어야 한다
흐린 곳에 살면서도 물들지 않고
항상 둘레를 환히 비추는 연꽃처럼
2
여행길에 오르면 자기 영혼의 무게를 느낀다
무슨 일을 어떻게 하며 살아왔는지
자신의 속얼굴을 들여다볼 수 있다
여행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
자기 정리의 엄숙한 도정이요
생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이다
그리고 이 세상을 하직하는 연습이기도 하다
3
가끔은 자기가 살던 집을 떠나볼 일이다
자신의 삶을 마치고 떠나간 후에
그 빈자기가 어떤 것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
이런 예행연습을 통해
하찮은 일상의 집착에서 얼마쯤은 벗어나게 될 것이다
4
개체의 삶은 어떤 비약을 거쳐
근원적인 전체의 삶에 도달해야 한다
비약을 거치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다
근원에 도달하지 못하면
그는 영원한 방랑자로 처지고 만다
5
홀로 여행자기 되면
투명하고 순수해진다
낯선 환경에 놓여 있을 때
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눈을 뜬다
자기 모습이 뚜렷이 드러난다
개체가 된다는 것은 곧
자유로워지는 것
그리고 온전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
6
사심이 없는 무심한 마음은
그러한 마음끼리
서로 통한다
새와 나무가
서로 믿고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것도
그 마음에 때가 끼어 있지 않아서다
7
사람은 누구에겐가 의존하려는 습관이 있다
부처라 할지라도 그는 타인
불교는 부처를 믿는 것이 아니라
그의 가르침에 따라 자기 자신답게 사는 길이다
그러므로 불교란 부처의 가르침일 뿐 아니라
나 자신이 부처가 되는 자기 실현의 길이다
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의지할 것은
부처가 아니라 나 자신과 진리뿐
불교는 이와 같이 자기 탐구의 종교이다
8
생명은 늘 새롭다
생명은 늘 흐르는 강물처럼 새롭다
그런데 틀에 갇히면 늪에 갇히면
그것이 상하고 만다
거듭거듭 둘레를 에워싼 제방을 무너뜨리고
늘 흐르는 쪽으로 살아야 한다
9
삶은 놀라울 만큼 깊고 넓은 그 무엇이다
하나의 위대한 신비이고
우리들의 생명이 그 안에 움직이고 있는
거대한 나라이다
문제는 사람이 얼마나
오래 사는가에 있지 않고
자기 몫의 삶을
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달려있다
10
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
그 일에 전심전력을 기울이라
그래서 당신의 인생을 환하게 꽃피우라
11
새 옷으로 갈아입으려면 먼저
낡은 옷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
낡은 옷을 벗어 버리지 않고는
새 옷을 입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
모든 길과 소통하려면
그 어떤 길에도 매여 있지 말아야 한다
12
가치 있는 삶이란 욕망을 채우는 삶이 아니라
의미를 채우는 삶이다
내게 허락된 인생이 내 삶의 잔고가
얼마나 남아 있는지 스스로 확인하는 삶이다
13
말은 침묵에서 나와야 한다
침묵을 배경으로 하지 않은 말은
소음과 다를 게 없다
인간은 침묵 속에서만 사물을 깊이 통찰할 수 있고
또한 자기 존재를 자각한다
이때 비로소 자기 언어를 갖게 된다
외부의 소음으로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이
인간의 가장 큰 비극이다
14
투명한 사람끼리는 말이 없어도 즐겁다
소리를 입 밖에 내가 않을 뿐
무수한 말이 침묵 속에서 오간다
말수가 적은 사람들의 말은
무게를 가지고 우리 영혼 안에 자리를 잡는다
그래서 오래오래 울린다
15
보지 않아도 될 것은 보지 말고
듣지 않아도 될 소리는 듣지 말고
먹지 않아도 될 음식은 먹지 말고
읽지 않아도 될 글은 읽지 말아야 한다
될 수 있는 한
적게보고 적게 갖고 적게 만나고
적게 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
16
자기 자신답게 살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
진정한 인간이다
17
사람들은 하나같이 얻는 것을 좋아하고
잃는 것을 싫어한다
그러나 전 생애의 과정을 통해
어떤 것이 참으로 얻는 것이고 잃는 것인지
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
때로는 잃지 않고는 얻을 수가 없다
전체가 되기 위해서는
일단 무가 되어야 한다
자기중심적인 개체의 삶에서
자타를 넘어선 전체의 삶으로 탈바꿈이 되지 않고서는
거듭나기 어렵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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